일상생활

차례상과 제사상의 차이는?

jaemins 2025. 1.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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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퇴계 이황 종가 설 차례상 (출처: 한국국학진흥원)

 

여는 글

 

제사상과 차례상은 같을까요?

어렴풋하게 제사상과 차례상이 다를 것 같은데, 명확히 설명하기는 힘들어서 정리해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제사와 차례의 목적과 이전 기록을 살펴보고, 그 목적에 맞는 음식과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사와 차례

 

제사는 신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조상이 돌아가신 날 치르는 제사는 '기제사'라고도 부릅니다.

 

차례는 설이나 추석같은 뜻깊은 명절을 맞아 조상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우리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설, 추석외에 보름날이나 조상의 생일에 차례를 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넓게 보면 제사에 차례가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차례를 제사로 부를 수는 있지만, 누군가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 기록들

 

제사와 가정의례준칙

제사는 고려 말부터 시작되어 조정의 중신과 일부의 양반들만 행해지다 조선에 이르러서는 민간에 장려되었습니다.

제사는 2대조나 3대조까지 지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면서 4대 봉사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신분제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 부자,서민 할 것 없이 4대 봉사에 집착했다고 합니다.

 

1939년 조선총독부는 '의례준칙'을 세워 설날과 추석 두 번만 차례를 지내도록 허락했습니다. 
1969년에는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 이 권고 형태로  정해졌고, 이 때 제사를 2대조까지 봉사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1973년에 규제로 바뀌었습니다.

주요 내용에 부모 및 조부모외에는 제사금지가 있습니다. 
국가가 국민을 규제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개인과 가정의 일상사를 통제하려는 법이라 1997년에 폐지되었다가, 1999년에 권고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가정의례준칙에 관한 법률안 (출처:국가기록원)

 

 

 

차례

차례는 명칭에도 있듯이 ‘차(茶)’를 올렸던 습속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예전 기록을 보면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 등 1년에 무려 31회의 차례를 지냈습니다.


불교의 영향으로 차 문화가 크게 발달했던 고려시대에는 일상 곳곳에서 차를 마셨고, 제사를 지낼 때도 술 대신 차를 끓여 올렸습니다. 이렇게 제사에 차를 올리는 예법이 적용되면서 '차례'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관혼상제 규범이었던 '주자가례' 를 보면, 사당에서 참배할 때 차를 올리는 방식인 참례가 나오는데, 이것이 차례가 됐었습니다.

주자가례에는 “차례상에는 술 한잔과 차 한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제사는 고인의 기일에 조상의 영혼을 모셔 와서 음식을 대접하는 의례이므로 각양각색의 음식을 올립니다.

 

 

 

 

 

목적, 절차에서의 차이

 

 

목적

 

제사와 차례는 의례의 목적이 조금 다릅니다.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님을 기리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음식을 차리고 예를 올리는 의식입니다.

차례는 조상에게 달과 계절, 해가 바뀌고 찾아왔음을 알림과 동시에 음식을 먼저 올려 드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의식입니다.

 

시간

 

제사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의 가장 이른 시간인 자시 (밤 11시~새벽1시) 쯤 지냅니다.

요즘에는 조상이 돌아가신 전날 저녁에 제사를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원 의미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차례는 명절 당일 아침 시간에 지냅니다.

 

절차

 

제사는 축문을 읽고 향도 피우고 술을 부어서 조상님들을 부르는 의식을 갖춥니다.

첫잔을 올린 후에 축을 읽고 두번째 잔, 세번째 잔을 다 드시게 되면 음식을 들고 식사를 마치게 됩니다.

 

차례는 제사와 다르게 분향도 없고, 축문도 없이 술잔 한번 올립니다.

 

 

제사상과 차례상 

 

의례의 목적이 다르듯이 제사상과 차례상은 다릅니다.

 

제사상에는 밥과 국, 생선과 전, 과일 등 많은 음식이 올라갑니다. 

주자가례 등에서는 20가지가 넘는 상차림이 기록되어 있지만, 현대에 들어서 권고하는 상차림에는 종류와 개수 모두 줄었으며, 전을 비롯한 기름을 사용한 요리는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밥과 국, 포와 적 각각 한가지 씩에 삼색 나물과 과일이면 충분합니다.

 

제사상차림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권고안

 

 

주자가례에서는 차례상에는 술한잔과 차 한잔, 광리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번만 올리고 축문도 읽지 않는다 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에서는 추석의 경우 송편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가 기본이며, 여기서 더 올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 정도 추가할 수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례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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